PV7, 이게 밴이야 승합차야
최근 공개된 기아 PV7 콘셉트를 보고 있으면 처음에는 조금 묘한 생각이 듭니다.
밴처럼 보이기도 하고, 승합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승합차와도 분위기가 다릅니다.
저는 처음 PV5를 봤을 때도 비슷했습니다.
“이거 수입 전기차인가?”
독특한 앞모습 때문에 잠깐 그렇게 생각했다가 기아 로고를 보고 다시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조금 알아보니 더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 차는 정확히 뭐지?”
이번에 PV7이 공개되면서 그 궁금증을 다시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PV7은 그냥 큰 전기밴이 아니다
기아는 PV7을 대형 전동화 PBV라고 설명합니다.
PV7은 기아의 두 번째 PBV이면서 PV 라인업에서 가장 큰 공간성을 가진 대형 모델입니다. 기아는 다수의 승객과 대형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바디 타입과 시트 및 공간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Kia)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PBV.
처음 들으면 그냥 새로운 전기 밴의 이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기아가 말하는 PBV는 조금 다릅니다.
PV라는 이름은 무엇을 의미할까?
PV5와 PV7의 PV는 단순한 모델명이 아니라 기아가 추진하는 PBV(Platform Beyond Vehicle) 사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이렇습니다.
기존 자동차는 제조사가 완성된 차를 만들어 놓고 소비자가 그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승용차는 승용차대로 만들고,
화물차는 화물차대로 만들고,
승합차는 승합차대로 만듭니다.
그런데 PBV는 출발점이 조금 다릅니다.
“이 차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가?”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사람을 많이 태워야 한다면 승객용으로,
물건을 운반해야 한다면 화물용으로,
특정 사업에 사용한다면 그 목적에 맞는 형태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PV는 단순히 전기 밴 한 종류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다양한 목적의 차량을 만들어내려는 기아의 새로운 전동화 사업이라고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PV5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배경을 모르고 PV5를 처음 보면 상당히 애매합니다.
밴 같기도 하고 승합차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상용차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각진 차체와 단순한 면, 독특한 전면부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전기차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PV5는 하나의 형태만 있는 차가 아닙니다.
승객을 태우는 패신저, 화물을 운반하는 카고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됩니다.
특히 PV5 카고는 기아가 택배와 식품·식자재 배송, 인테리어, 설치·수리 등 비즈니스 용도로 직접 제시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낮은 적재고와 양문형 테일게이트 등을 통해 반복적인 상하차 작업을 고려한 것이 특징입니다. (Kia)
즉, 처음 봤을 때의 애매함이 오히려 이 차의 특징이었던 셈입니다.
택배차로 보면 PV5의 위치가 더 잘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택배차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포터나 봉고 기반의 1톤 탑차입니다.
그렇다면 PV5 카고는 이 차들을 대체하는 자동차일까요?
꼭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판매되는 PV5 카고의 최대 적재중량은 사양에 따라 700kg 또는 600kg입니다. 카고룸은 길이 2,255mm, 폭 1,565mm, 높이 1,520mm로 구성됩니다. (Kia)
1톤급 탑차와 비교하면 적재중량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대신 PV5가 바라보는 시장은 조금 다릅니다.
무조건 무거운 짐을 많이 싣는 것보다 도심에서 반복적으로 물건을 싣고 내리고 이동하는 업무, 그리고 전기차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PV5는 기존 1톤 트럭과 경쟁하는 차라기보다 상업용 차량의 선택지를 하나 더 만드는 차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PV7이 등장했다
여기서 이번 PV7의 의미가 생깁니다.
PV7은 PV5보다 한 단계 큰 차급으로 올라갑니다.
기아는 PV7을 대형 PBV로 소개하면서 물류와 유통업, 개인 지입 기사, 다인승 셔틀, 플랫폼 택시, 소상공인 비즈니스 등을 주요 활용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Kia)
즉 PV5가 중형급 PBV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PV7은 그 개념을 더 큰 공간과 더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 확대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기아는 PV5 출시 이후 PBV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기아의 2026년 사업 자료를 보면 PV5는 2025년 4분기 출시 이후 약 8,500대가 판매됐고, 기아는 2026년 글로벌 PV5 판매 목표를 5만4,000대로 제시했습니다. (Kia Worldwide)
이 정도면 단순한 아이디어 단계에서 끝난 사업은 아닙니다.
시장에서 실제로 차량을 판매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차급으로 확장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PV7은 아직 콘셉트카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조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공개된 PV7은 Concept PV7입니다.
따라서 지금 공개된 디자인과 실제 양산차의 모습이 완전히 같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콘셉트카를 보고
“PV7은 이렇게 생겼다.”
라고 확정적으로 말하기보다는,
“기아가 앞으로 이런 방향의 대형 PBV를 만들려고 한다.”
정도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PV7의 디자인을 가지고 예쁘다, 못생겼다를 판단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봅니다.
그래도 PV5와 비교하면 재미있는 차이가 있다
개인적으로 PV5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디자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귀여웠습니다.
각진 차체인데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일반적인 상용차와는 다른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이번 PV7은 그보다 훨씬 큽니다.
차체가 커진 만큼 존재감도 강하고, PV5에서 느꼈던 그 묘한 귀여움과는 조금 다른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콘셉트카라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당장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실제 양산차가 나왔을 때 전면부와 램프, 범퍼, 실내 등이 어떻게 다듬어질지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죠.
PV7을 보면서 다시 보게 된 PV5
처음에는 PV5가 그냥 조금 특이하게 생긴 전기 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PV7까지 나오고 나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PV5와 PV7은 각각의 자동차라기보다 기아가 새로운 방식으로 전기 상용·승객 차량 시장에 들어가려는 하나의 라인업으로 보는 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하나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용도에 따라 차량을 구성하고,
PV5에서 중형급 시장을 공략하고,
PV7에서는 더 큰 승객과 화물, 물류와 비즈니스 영역까지 넓혀가는 것.
결국 기아가 만들고 있는 것은 단순한 전기밴 한 대가 아니라 ‘PV’라는 새로운 전기차 유틸리티 라인업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리고 이번 PV7은 그 라인업이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대형 모델입니다.
아직은 콘셉트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디자인의 완성도를 평가하기보다 실제 양산차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다려보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처음 PV5를 봤을 때 가졌던
“이거 밴이야, 승합차야?”
라는 의문은 PV7까지 보고 나니 오히려 이 차들을 이해하는 가장 재미있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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